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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사랑일까(알랭 드 보통, 2011) 사랑은 삶의 원동력 중 하나이다. 여러 관계가 '사랑'이라고 분류되지만 정작 그게 사랑이 맞는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랑에 대한 공부는 관계에 대한 숙고이며 타인을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어쩌면 나는 그저 사랑한다는 감정에 충실했을 뿐 사랑이 무엇인지, 어떤 사랑이 건강한 것인지 공부하려 하지 않았다. 지금 돌아보니 후회되는 부분이다. 나와 상대 간에 갈등을 원만히 해결했을지도 모르고 그 끝이 시끌벅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다만 끝이 깔끔한 사랑이 있을까. 서로 같은 시간과 공간에 상대에 대한 호감이 0으로 수렴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애정의 끈이 두껍고 그 경도가 높은 순간에는 내 감정을 공부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세상 모든 풍파도 사랑으로 견딜 수 있으면서 주변의 시선과 평판도 스쳐간 .. 공감수 0 댓글수 0 2024. 4. 26.
  • 삼국지1(도원에 피는 의)(나관중 지음, 이문열 평역, 1988) 어릴 적에 삼국지를 참 좋아했다. 초등학생 때 방학 숙제로 삼국지 정사와 연의를 비교하는 짧은 보고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누군가가 요코야마 마쓰테루의 60권짜리 삼국지 만화책도 빌려줘서 집에 두고 여러 번 들여다봤다. 오랜만에 다시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 졌고 회사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어른이 되어 읽는 삼국지는 다르게 느껴질까. 어릴 때는 이게 마치 역사서 같았지만 이제 보니 역사소설이다. 혼란한 시대는 때가 되면 다가오기 마련이다. 태평성대를 그리 오래가기 어렵다. 그 혼돈은 곪아터진 내부에서 비롯되기 쉽다. 환관들의 간섭으로 총명했던 황제는 술과 여자에 빠져 방탕하고 흐릿한 정신으로 살아간다. 남아있는 충신의 조언조차 거슬리는 소음에 불과해진다. 살기 팍팍해진 민중은 미신이 위로한다. .. 공감수 0 댓글수 0 2024. 4. 10.
  • 작별인사(김영하, 2022) 인공지능이 발달한 미래에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인간다운 기계가 발명되고, 인간만큼 똑똑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나온다면 인간의 존재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꿋꿋이 디지털로부터 멀어지려는 클론 선이와 가장 인간다운 휴머노이드인 철이. 다정한 아빠이자 연구자에서 인간의 영욕을 드러내는 최박사까지. 야망과 꿈이 있는 인간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술 혁신을 이뤄내고 그저 신선놀음만 하면 되는 존재가 되었지만, 그렇게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결국 남는 것은 거대한 인공지능과 그 복합체뿐. 인간은 허무하게 사라지고, 인간의 정신마저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 아니 사라짐을 알고, 끝을 아는 그 인지능력이야말로 인간인가. 조금은 시시하다 싶은 이야기가 많은 고민거리를 .. 공감수 0 댓글수 0 2024. 4. 4.
  • 태풍이 지나가고(고레에다 히로카즈, 2017) 한 가족의 이야기가 끝날 때쯤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왜일까. 인생은 왜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그럭저럭 살만한 삶이 비루하게 보이기도 하고, 내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 어린 시절의 낭만에 불과하다 여기기도 한다. 젊고 시간이 많을 것 같은 나는 어느덧 신체적으로 노쇠하기 시작했으며 부모님은 에너지가 부족해져 걷기 불편해지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대에 태풍이 불어 국민이 다 같이 쓰러지기도 하고, 가족에 가혹한 태풍이 불어 불우한 가정을 꾸리고 한 개인에게도 그런 순간이 온다. 때로는 그 태풍이 오랜 세월에 걸쳐 굳힌 응어리를 깨끗하게 씻기도 한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때 묵은 응어리가 반짝반짝해졌을 뿐. 가족이란 그런 것인가. 가까워지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고 .. 공감수 0 댓글수 0 2024. 3. 25.
  • 야성의 부름(잭 런던, 2010) 야성과 문명을 오가는 개, 벅의 이야기. 추운 알래스카 뚫고 가는 골드러시의 현장에 놓인 벅은 문명으로부터 멀어졌고 생존의 사투를 벌였으며 승리하기 위해 날이 갈수록 진화하였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고, 사랑을 만나기도 했으며, 다시 야성의 부름에 이끌리고야 만다. 소설 내내 벅은 그로 불린다. 사람인가 싶은 순간이 있다가도, 개가 맞지 싶은 때가 있기도 하다. 벅의 변화가 순식간에 이뤄지는 것만큼 서사의 속도도 빠르다. 문명이 모든 것을 삼키고, 황금이 인간의 도덕적 가치를 뛰어넘을 때 결국 살아남은 것은 야성이었다. 판사의 동료에서 훌륭한 썰매 개에서 손턴의 사랑에서 야성의 지배자까지. 벅은 세월의 변화보다 빠르게 성장하였지만 그 방향의 세상의 변화와 맞지 않았다. 그른 방향인 것도 아니다. 내가 개.. 공감수 0 댓글수 0 2024. 3. 21.
  • 파친코(이민진, 2022) 드라마가 한창 인기있을 때 보지 않았다. 그리고 책을 열었다. 흡입력이 강했고 짧은 시간에 다 읽었다. 지극히도 한국적인 이야기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세대의 일생이었다. 그러면서 어느 곳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이방인의 고난이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 없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게 사람의 선택이었다. 참으로 먹먹해지면서도 종종 흐뭇하게 바라보게 된다. 웃음꽃 하나 필 수 없는 환경 같으면서도 그 안에 작은 행복들이 찾아왔고 결국 살아냈다. 그래. 인생은 때때로 영광이 찾아노는 기구하고 지옥같은 굴레다. 굴레 속에서 작은 영광을 이뤄내고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선자가 꿈속에서 다시 마주한 것은 젊음과 시작, 소망이었다. ... 위안이 되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들은 항상 곁에 있었다는 ..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2. 5.
  • 너에게 전화가 왔다(원태연, 2022) 약속 시간이 남아서 동네에 있는 무인 서점에서 무엇을 읽을까 고민을 하다가 집었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책을 고를 때 제목에 집중하는 편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장막 속에서 제목에 끌린다. 너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전화를 받는다. 기다리던 전화가 오기도 한다. 받기 싫은 업무 전화가 오기도 한다. 국제전화로 또는 모르는 번호로 보이스피싱 전화도 온다. 매주 안부를 확인하는 엄마의 전화가 온다. 약속 시간이 다되어 기다리는 나에게 어디인지 묻는 전화가 온다. 다양한 메시지를 가져오는 목소리에 나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당황한 역력을 드러내기도 하고, 퉁명스럽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전화의 달콤함. 헤어진 사람에게 받는 전화의 쓰라림. 많은 사람을 만나본 적은.. 공감수 1 댓글수 0 2023. 11. 26.
  • 발칸 반도로의 도피(2023, 석지호) 나는 문학적 감성을 가진 이과 인재를 부러워한다. 둘째 형이 그랬다. 공학박사로 일을 하고 있지만 책에 조예가 깊고 쓰는 글들이 멋졌다. 그래서 학위논문을 쓰며 붙인 지인들에게 쓰는 글을 몇 번이고 읽은 적이 있다. 이 친구도 그렇다. 단순히 똑똑하기보다 감각이 있는 사람이 쓰는 글이다. 이 친구의 몇 마디에 나는 유럽여행을 한 달간 다녀왔다. 그리고 그는 얼마 이후 발칸 반도를 다녀왔다. 여행기를 잘 쓴다는 것은 여행을 하며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능력에서 결정된다. 결국 많은 상상 끝에 고른 하나의 소재가 다수의 시선과 일치하면서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이 뛰어나다. 비슷한 관점인듯 하면서 남들은 불편할지도 모를 이야기를 거북하지 않게 하는.. 공감수 1 댓글수 0 2023. 11. 26.
  • 달 너머로 달리는 말(2020, 김훈) 문이 중요한 국가와 무가 중요한 국가의 대결. 그 속에서 사는 사람과 말. 바람으로 풀 냄새가 나는 듯하고, 땅에서 배설물의 냄새가 올라오는 듯하다. 원초적인 시대의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 과학이라고는 없지만, 사람이 있고 말이 있는 그 시대의 이야기다. 말에서 피어오르는 열기가 느껴지고, 말이 내는 땀이 살에 닿은 듯하다. 나 역시 발가벗고 초원 위를 달리며 무지의 역사에 빠진 기분이 든다. 살육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글이 참 매섭다. 하늘에 떠오른 달을 따라 걷고 있으면 문명의 이기가 없는 세상에서 인간은 그저 허허벌판 위에 올려둔 갓난아이와 다를 바 없어지겠구나 싶다. 풀과 돌을 덮은 피 비린내와 배설물의 지린내. 초의 기병들은 달리는 말 위에서 엉덩이를 들고 바람 속으로 똥오줌을 내질렀고, 목이 ..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0. 2.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2021,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인간의 자기가축화 역사를 보여준다. 개를 통해서, 여우를 통해서, 보노보를 통해서, 침팬지를 통해서, 공격성이 생존에 미친 영향과 친화성이 미친 영향을 비교한다. 호모사피엔스가 다른 사람 종을 제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친화력에서 찾는다. 강한 사람이 매력을 갖기도 하고, 강한 리더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성격을 가진 사람이 더 오래 살아남았는가. 그건 인류의 생존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친화력으로 사회를 구축하고 거대한 힘을 가진 우리 인류이지만, 반대로 그 친화력은 타 집단에 대한 비인간화로 이어져서 끝없는 갈등과 다툼을 야기한다. 아직도 차별과 멸시는 도처에 만연하다. 언젠가는 모두에게 친절하고 다 같이 발맞춰 살아가는 날이 왔으면 한다. 사무실 컴퓨터 배경화면에 띄워둔 나의 모..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0. 2.
  • 낙타샹즈(2008, 라오서) 인력거꾼 이야기. 건장한 청년이 사회의 일부가 되어가는 이야기. 올곧은 자세와 힘세고 당찬 젊은이는 꿈이 많았지만, 그 꿈은 자기가 볼 수 있는 담벼락 아래 머무른 꿈이었다. 한 걸음씩 나아가며 성장하고 싶은 샹즈를 가로막는 힘은 자꾸 샹즈를 들어 처음으로 되돌려 놓는다.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기어도 다시 제자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지만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현실은 결국 육체를 갉아먹는다. 마침내 나를 잃고, 버린다. 이런 모습이 과연 격변의 20세기 중국에서만 보이는 일일까. 작금의 우리 사회가 크게 다를까. 일하기를 포기한 청년은 매해 늘어가고 있다. 묻지마 범죄도 늘고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커졌다. 누구도 이 무기력한 청년들을 구렁텅이에서 꺼내지 않고 있다. 희망이 없는 현실은 샹즈를 무너트렸..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8. 26.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2020, 빌 브라이슨) 읽은지 제법 됐는데 글을 늦게 쓰니 감상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가본 도시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굉장히 박식한 MBTI 유형에서 N형 인간이 쓴 여행기다. 뭐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지 싶은 생각이 든다. 나처럼 멍 때리기를 잘하는 사람을 그는 이해하지 못하겠지. 굉장히 솔직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얘기하면 사회에서 매장당할 만한 것들을 얘기해도 유쾌하게 받아들여지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보통 유머감각 있는 사람들이 그렇다. 빌 브라이슨도 그 유형에 속한다. 그래서 괴짜 친구와 같이 여행하며 그의 주절거림을 귀로 듣는 느낌을 글 속에서 받을 수 있다. 그가 보는 유럽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본 유럽을 떠올렸다. 좋았던 풍경, 맛있었던..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4. 30.
  • 살인자의 기억법(2013, 김영하) 알츠하이머 환자는 본인이 살인자였음을 잊지 않는다. 다른 기억은 잊더라도 자신이 살인을 하며 쾌락을 즐겼다는 사실은 놓칠 수 없다. 그 행위로 인한 쾌락이 곧 자신을 설명하는 정체성이었다. 이토록 신뢰할 수 없는 화자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오히려 재밌다. 저 노인네의 말을 믿은 내가 잘못이지. 사람에게 의심하지 않는 나의 버릇은 책을 읽으면서도 나왔다. 김영하 작가의 글은 참 쉽게 읽힌다.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서 점심시간에 쉴 때 읽다 보니 그 속도가 지지부진했지만, 이왕이면 단숨에 읽어버릴 걸 후회한다. 내가 기록하는 모든 것이 사실에 기반하여 쓰이길 바란다. 우스워지지 않도록.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3. 19.
  • 하얼빈(2022, 김훈) 서른한 살의 청년은 동양평화를 외치며 구국을 고민했다. 그 치열한 삶을, 안중근이 산 날들을 조금이나마 옆에서 바라볼 수 있음이 좋았다. 거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의식이 살아있기 때문이었고, 열망이 하나의 지점을 향해 달려갔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우연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필연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은 그의 선택이었다. 책을 읽을 때는 무덤덤했다. 검사관의 언어처럼 건조하기까지 했다. 빌렘 신부의 기도를 따라 망자에게 작별하니 왈칵 눈물이 맺힌다. 참 무겁고도 아득한 인생을 사셨구나. 그것은 왜, 라기보다는 그렇게 되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15.
  • 개인주의자 선언(2015, 문유식) 친구로 두면 부모님이 흔쾌히 같이 놀고 오라고 허락해줄 그런 모범생이 모범생 중에서 괴짜답게 쓴 글이다. 그래서 어딘가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를 살아가며 느끼는 불편함을 공감하기 쉽게 썼다는 점에서 좋다. 나도 느낀 적이 있지만 언어로 정립하지 못한 것을 풀어주니 신통하다는 생각도 든다. 집단주의라고 표현되기도 하고, 관계주의 사회라고 설명되기도 하는 끈끈해서 불편한 이 공동체에서 개인주의로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 좋은 참고문헌이 되었다. 뜨거운 여름도 아니고 차가운 겨울도 아닌 따스한 볕 아래 선선한 바람을 쐬는 가을처럼 살고 싶다. 이 범상한 무심함 때문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말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10.
  • 아비투스(2020, 도리스 메르틴) 부르디외가 제시한 아비투스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등장한 자기개발서이다.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은 나의 자본이며 이를 기반으로 인간 사회에서 나의 위치가 결정된다. 어찌하면 최상위 리그로 도약할 수 있고, 어떤 요소가 그들을 구별짓는지 알려주며 그 그룹에 속하고 싶다면 해야할 것들을 알려준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여 상승하기 위해 노력해야할까 싶지만, 어찌보면 교양있는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하우를 알려준다고 생각해도 괜찮다.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 등 7가지 자본을 하나하나 신경쓰며 높이려 한다는 생각보다 나의 삶을 더 풍성하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한다면 작가가 제시하는 상승은 아니더라도 더 나은 하루를 살겠지. 소재나 방식이 지나치게 서양 중심이라 와닿지 않는 부분..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8.
  • 여행의 이유(2019, 김영하) 내 첫 여행은 부산이었다.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당일치기로 부산 여행을 왔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허락을 받기 위해 모든 일정을 계획하여 보고했다. 더운 여름에 여행을 왔고 그 기억이 좋았는지 부산으로 대학을 왔다. 그렇게 이곳은 여행지에서 일상의 터전이 되어 10년 가까이 살게 되었다. 그때 본 태종대는 아직 잊지 못한다. 아찔한 바위 아래에 부서지는 파도의 하이얀 물가루. 아마도 오늘이 부산에서 여유가 넘치는 마지막 하루가 될 거 같아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음식을 먼저 정했다. 특별하지 않지만 그리울만한 음식으로 골랐다. 그러고 나서 할 것을 정하다 보니 주변에 할 건 없고 커피를 마시며 미뤄둔 책을 읽었다. 여행을 앞두고 나는 무엇을 위해 떠나는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다. 여행의 의미는 일상..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0. 8.
  • 자명한 산책(2003, 황인숙) 일상의 대상을 춤추며 시 속으로 데려왔다. 자명한 것들을 리듬감 있게 시인의 언어로 표현했다. 큰 교훈이나 마음의 감동을 얻어가기보다 내가 사는 하루를 시인의 시선을 바라보자는 생각으로 읽기 좋았다. 친구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해서 아주 감동적인 보석을 찾을 수 있을까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차피 보석은 숨어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달을 보듯 시를 다시 보니 괜한 애착이 생겼다. 조용히 시를 낭독하며 읽으니 느껴지는 리듬감이 재미있었다. 마음에 닿은 시는 '강'과 '희망' 두 편의 시였다. 내일은 내가 아는 땅을 밟으며 모험이라고는 없는 자명한 하루가 될 거다. 그러니 자명하지 않은 산책을 준비해야지. 어제가 좋았다. 매일 내일도 어제가 좋을 것이다. '희망' 中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10. 6.
  • 슬픔이 주는 기쁨(2012, 알렝드보통) 작가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알렌 드 보통의 생각을 접하면서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지'와 같은 감상을 하기 좋다. 특히 '공항에 가기'와 '진정성' 에세이는 좋았다. 생각을 이렇게 재밌는 글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무엇보다도 하나의 현상을 보고 깊은 사고를 거쳐 자신만의 기준의 세우고 논리를 펴는 그 능력이 탐난다. 나는 참 어떤 일을 보든 나만의 생각을 갖지 않는다. 흐르면 흐르는 대로 나를 눕힌다. 이립 해야 할 때가 되는데, 나이에 맞게 성장하고 싶다. 그러나 사랑받기 위한 거짓말에는 비뚤어진 가정이 수반된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0. 3.
  • 우리의 월급은 정의로운가(2017, 홍사훈) 라디오를 진행할 때도 그렇지만 본인의 주관이 명확하고 그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줄 안다. 그의 라디오 오프닝을 책으로 보여준 거 같다. 여러 전문가의 인터뷰도 좋지만 객관적 지표를 참고자료로 많이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 같이 더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기자의 아이디어집이다. 시장을 얼마나 신뢰해야 하는가. 개입을 얼마나 허용해야 하는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사회는 변화하지만 월급이 정의로워지는 날은 오지 않을 거다. 유토피아가 없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9. 30.
  •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2022, 에리히프롬·라이너풍크) 우리는 살아 있는 것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죽은 것에 대한 열풍이 커지는 것을 걱정하게 된다. 무기력함을 벗고 주체적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우리가 만드는 사회를 작가는 염원하는 것 같다. 사랑에 대한 고찰, 이기적 삶, 무력감에 대한 작가의 설명은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나 현대인의 무력감을 묘사하는데 나를 대상으로 하는 말 같았다. 다 읽고 보니 현대인을 위한 심리 진단서였다. 안전을 버릴 용기, 타인과 다를 용기, 고립을 참고 견딜 용기다. 공감수 2 댓글수 0 2022. 9. 28.
  • 작별하지 않는다(2021, 한강) 서늘하고 습한 갱도에, 차갑고 날이 선 눈밭에, 무겁고 어두운 심해에 몸을 떨며, 눈물을 참으며, 분노를 삼키며 작별하지 않는다.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9. 18.
  • 기암성 사랑이란 무엇일까.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에 대한 기대. 오히려 그 속에서 사랑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백해무익으로 분석될만한 사랑을, 인간은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도 한다. 극악 무도하고 전설적인 대괴도가 사랑 앞에 모든 것을 포기한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282~289p 아! 알겠나, 보트를레. 내 모험의 일생 동안 맛본 모든 광적인 즐거움 중에 그녀가 나에게 만족하고 있을 때 보내는 시선에 값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어. 그러면 나는 완전히 약해지지. 그리고 울고 싶은 기분이 든다네. 나같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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