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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그난이 2023. 12. 17. 21:17

지난 1년간 운동을 200번 넘게 갔다. 평균적으로 40분을 하고 있으니 시간으로 따지면 제법 했지만 혼자 운동하고 맨몸운동 위주로 했더니 몸에 변화는 크지 않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점이다. 스몹에서 이런저런 기구를 탈 때 느꼈다. 이것도 저것도 하면 될 거 같은데?라는 그 쓸데없는 자신감을 입증했다. 친구의 수험생활을 위해 스터디 차원에서 일주일에 네 번 인증을 시작한 게 1년이 되었다. 내년에는 친구가 고시생활을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운동을 빨리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서른이 되어 시작하니 운동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끌어올리는 게 어렵다. 그래도 올 한 해 뚜렷하게 이뤄낸 게 있으니 뿌듯하다. 내 몸의 변화만큼 확실한 게 있을까. 작년에 이별 후유증으로 50킬로대를 기록했던 때보다 8킬로가량 늘었다. 그만큼 뱃살이 나오기도 했다.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있으니 별수 없다. 그저 꾸준히 운동하면서 배보다 가슴이 나온 몸으로 살아가고 싶다. 엄청난 목표는 없고 딱 그 정도면 충분하다.

올해는 회사 동호회에서 축구하고 어느덧 총무가 되었다. 사무실 동료분들과 배드민턴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친척 어르신께 좋은 라켓을 받았다. 부산에 가면 친구들과 공을 찼다. 어쩌면 군대에서 훈련받던 시절을 빼고 요즘 체력이 가장 좋다. 물론 노는 체력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10시만 되면 졸려서 정신을 못 차리겠다. 그저 나의 건강과 체력을 위해 내년에도 꾸준하게 하겠노라 다짐한다.

그리고 고민하게 된다. 내년의 나는 무얼 하며 살아갈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내년의 나를 생각한다. 무슨 공부를 하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까. 꾸준히 운동하고 성실하게 일한 스스로를 칭찬하며, 또 부지런하게 살아가지 못한 시간을 반성하며 내일은 어머니를 모시고 부산에 가야지. 올해 두 번째로 쓰는 휴가. 이제는 효자노릇을 해야지. 어머니는 운동을 과하게 하지 말라고 얘기하시겠지. 잔소리를 듣는 것 마저 효자가 되는 길이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