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부름(잭 런던, 2010)

그난이 2024. 3. 21. 19:59

야성과 문명을 오가는 개, 벅의 이야기. 추운 알래스카 뚫고 가는 골드러시의 현장에 놓인 벅은 문명으로부터 멀어졌고 생존의 사투를 벌였으며 승리하기 위해 날이 갈수록 진화하였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고, 사랑을 만나기도 했으며, 다시 야성의 부름에 이끌리고야 만다. 소설 내내 벅은 그로 불린다. 사람인가 싶은 순간이 있다가도, 개가 맞지 싶은 때가 있기도 하다. 벅의 변화가 순식간에 이뤄지는 것만큼 서사의 속도도 빠르다. 문명이 모든 것을 삼키고, 황금이 인간의 도덕적 가치를 뛰어넘을 때 결국 살아남은 것은 야성이었다. 판사의 동료에서 훌륭한 썰매 개에서 손턴의 사랑에서 야성의 지배자까지. 벅은 세월의 변화보다 빠르게 성장하였지만 그 방향의 세상의 변화와 맞지 않았다. 그른 방향인 것도 아니다. 내가 개 품종을 잘 알았다면 상상하면서 읽기 좋았을 것 같다.

그 공허감은 배고픔과 비슷했으나 벅은 아프고 또 아팠다. 어떤 음식으로도 채울 수 없는 아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