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소회

그난이 2024. 7. 2. 23:37

이직을 했다. 새로운 기관에 와서 교육을 받는다. 선배님들이 좋은 직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어서 보기 좋다. 이전 직장과 비슷한 면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을 보면서 거기도 좋은 직장이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집에 적응하고 있다. 방을 꾸미지만 내 감각에 한탄한다. 돈을 쓰지만 결국 심미적으로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다. 나만의 공간을 갖고 꾸려간다는 재미가 있다. 카드값을 걱정하다가 퇴직급여가 뒷배가 되어주어 마음이 편해졌다.

도시 생활이 새롭다. 성인이 되어 계속 기숙사에 살았다. 그것도 산 속이거나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었다. 천변을 달린다. 저 멀리 반짝이는 백화점이 물약을 새로 먹은 것처럼 힘이 되어준다. 낯선 감정이다.

다른 회사에는 입사 포기를 해야 한다. 마음은 이 회사에 남는 것으로 기울었지만, 최종 연봉을 확인하고 굳혀야겠다. 선택지를 가능한 오래 붙들고 있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는 이직 준비를 하지 말고 나의 성장을 고민하자. 능력 있으면서 올바른 어른.

외롭다. 그래도 형과 가까이 있어서 한결 낫다. 책상이 와야 한다. 러그를 사야 한다. 하루가 또 갔다. 비가 아주 많이 와서 회사 셔틀이 늦게 왔다. 형 말을 듣고 셔틀이 지나는 곳에 집을 구하기를 잘했다.

퇴직한 직장 선배님들이 주신 선물들이 참 좋다. 편지도 좋다. 그래도 사랑받는 사람이었구나. 무한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새 직장에서 동기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적응하다 보면 이곳도 즐거워지겠지. 승진까지 2년이 남았다는 사실은 아쉽다.

시간이 빠르다. 만 나이 서른. 사람을 만나야겠다. 24년 하반기도 행복하기를. 건강하기를. 무탈하기를. 더 겸손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