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삶의 원동력 중 하나이다. 여러 관계가 '사랑'이라고 분류되지만 정작 그게 사랑이 맞는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랑에 대한 공부는 관계에 대한 숙고이며 타인을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어쩌면 나는 그저 사랑한다는 감정에 충실했을 뿐 사랑이 무엇인지, 어떤 사랑이 건강한 것인지 공부하려 하지 않았다. 지금 돌아보니 후회되는 부분이다. 나와 상대 간에 갈등을 원만히 해결했을지도 모르고 그 끝이 시끌벅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다만 끝이 깔끔한 사랑이 있을까. 서로 같은 시간과 공간에 상대에 대한 호감이 0으로 수렴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애정의 끈이 두껍고 그 경도가 높은 순간에는 내 감정을 공부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세상 모든 풍파도 사랑으로 견딜 수 있으면서 주변의 시선과 평판도 스쳐간 모기 소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끈이 얇아지고 느슨해져서 언제 끊길지도 모르는 순간을 위해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좋은 이별이란 끈을 끊어내는 과정이 깔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끊어진 이후에 얼마나 나다움을 유지하며 계속되는 삶을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연애를 하다 보면 '우리는 사랑일까?' 생각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은 사랑일 수도.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저 오래 함께해 온 시간의 무게일 수도 있고, 인생에 다시없는 귀인일 수도 있다. 모든 것에 정답은 없다. 그저. 어느 인간관계가 그렇듯이 사랑에도 신의가 필요할 뿐이다.
애인과 결혼하려고 아내를 버린 남자는 새 애인을 찾고 만다는 것 - 또 낙원을 찾아 카리브 해의 섬으로 날아간 사람은 불가피하게 햇빛과 바다에 실망하고는 그 실망을 가라앉히느라 마음속으로 또 다른 낙원을 찾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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