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중요한 국가와 무가 중요한 국가의 대결. 그 속에서 사는 사람과 말. 바람으로 풀 냄새가 나는 듯하고, 땅에서 배설물의 냄새가 올라오는 듯하다. 원초적인 시대의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 과학이라고는 없지만, 사람이 있고 말이 있는 그 시대의 이야기다. 말에서 피어오르는 열기가 느껴지고, 말이 내는 땀이 살에 닿은 듯하다. 나 역시 발가벗고 초원 위를 달리며 무지의 역사에 빠진 기분이 든다. 살육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글이 참 매섭다. 하늘에 떠오른 달을 따라 걷고 있으면 문명의 이기가 없는 세상에서 인간은 그저 허허벌판 위에 올려둔 갓난아이와 다를 바 없어지겠구나 싶다. 풀과 돌을 덮은 피 비린내와 배설물의 지린내.

초의 기병들은 달리는 말 위에서 엉덩이를 들고 바람 속으로 똥오줌을 내질렀고, 목이 마르면 말 목에서 흐르는 말 땀을 핥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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