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를 매고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데 한 청년이 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카메라의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리니 아름다운 노을이 하늘을 물들였다. 얕고 넓은 강을 주황빛으로 덮고 하늘은 검고 푸르스름한 물결이 쳤다. 바람도 풍경처럼 따뜻하고 차갑기를 반복했다. 버거웠던 아침의 출근길은 찬란한 퇴근길을 위한 준비였구나. 이어폰을 노래를 바꿔 J-POP을 틀었다. 가사는 모르지만 제법 일본 영화 속 직장인이 된 느낌이 났다. 행복을 정의한다는 건 어렵지만, 짧고 소소한 시간에 나는 행복을 느꼈다. 일이 버거울 때도 있고, 앞날을 고민하거나 걱정하는 일이 빈번히 찾아오지만 미소 짓는 짧은 순간을 나는 사랑한다. 저 멀리 빛나는 초승달이 서서히 차올라 그믐달이 되며 사라지는 지루한 반복 속에 남기고 싶은 장면이 많다. 오늘 노을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