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연휴를 지나며 살만 찌웠다.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으니 지키지 않은 것도 없다. 차분한 노래를 틀고 주말을 마무리하니 제법 울적하면서도 편안하다. 다가오는 평일에는 어떤 일이 한숨짓게 할까. 출근을 하기 싫고 벗어나고 싶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저 이게 최선인가 라는 의구심만 키운다. 나에게 더 좋은 곳은 없을까. 끝없는 비교 속에서 행복은 한걸음 더 멀어졌다. 닿을 수 있을까? 무탈한 일상이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변화와 상승에 대한 욕구는 잠재워지지 않는다.
부족한 잠을 물리치고 몸을 깨끗하게 씻고 출근을 하면서 이따금씩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이 인생의 낙이라면,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퇴근길의 노을 진 하늘을 보며 느끼는 뿌듯함이 인생의 낙이라면, 고단한 평일을 보내고 다가오는 주말을 기대하는 것이 인생의 낙이라면, 주기적으로 낙이 찾아오는 삶이기에 살만한가. 그렇다고 하기엔 출근을 두려워하는 심리적 장벽이 참 높다. 내가 헤쳐나갈 내일은 너무 어렵지도, 너무 지루하지도 않은 적당한 하루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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