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할 때, 잘못을 만회하고자 회개하는 마음으로 일기를 썼다. 매일의 기록을 남기기로 한 약속은 이별 후 습관으로 남았다. 옛 연애를 떠올리며 매일 한 문장이라도 썼다. 그리워서였을까. 그저 습관이었을까. 좋은 사람이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숙제처럼 다가온다. 밀리면 몰아서라도 쓰던 습관마저 그대로다. 이제 그만해야겠다. 중요한 건 오늘인데, 지난 연애를 돌아보는 일에 힘을 쏟아서 무엇할까. 만들기 어려웠던 습관이지만, 이만하면 됐다.
오늘도 운동을 했다. 다른 습관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