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위험하다. 날 두고 떠난 이를 그리워하게 한다.
새벽은 아찔하다. 사랑은 대부분 이 어둠에서 시작한다.
새벽은 우울하다. 한 없이 나약한 사람이 되게 한다.
새벽은 이상하다. 이성적 사고는 버리고 감성만 남는다.
마음의 경계를 풀고 미운 사람도 용서하는 이 시간은 새벽 두 시.

새벽은 길다.
눈 감고 아득한 머릿속에서 처음에 꺼내는 것은 좋은 기억이었다.
미소 짓는 순간을 뒤로하고 어두운 바다에서 헤엄치다 보면 뾰족한 유리조각에 스쳐 상처가 덧난다.
가버린 이와 데려간 이를 향한 증오
그마저도 그리워했다는 자기혐오
결국 지키지 못한 나를 향한 염오
새벽 네 시. 남은 것은 육체와 감정의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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